중복 마스터가 만드는 조용한 손실
ERP를 몇 년 운영하면 같은 거래처가 "(주)한국정밀", "한국정밀 주식회사", "Hankook Precision"처럼 서로 다른 코드로 등록되기 마련입니다. 오류 메시지가 뜨지 않으므로 아무도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집계는 조용히 어긋납니다.
규칙만으로는 왜 안 되는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은 치환 규칙입니다. "(주)"와 "주식회사"를 지우고 공백을 없앤 뒤 정확히 일치하는 것끼리 묶는 방식입니다. 효과는 있지만 곧 한계에 부딪힙니다.
엔티티 매칭 파이프라인 설계
정규화와 블로킹
먼저 법인 표기, 공백, 특수문자, 전각·반각을 통일합니다. 그다음 비교 대상을 줄입니다. 거래처 2만 건을 모두 서로 비교하면 약 2억 쌍이 나오므로, 상호 앞 두 글자, 전화번호 뒷자리, 주소의 시·군·구처럼 같은 블록에 속한 레코드끼리만 비교해 후보를 수십만 쌍 수준으로 낮춥니다. 블록 키는 여러 개를 함께 써야 오탈자로 인한 누락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매칭 점수 조합
단일 지표 대신 여러 신호를 조합합니다.
확정 키와 추정 매칭의 구분
사업자등록번호가 일치하면 추정이 아니라 확정입니다. 이런 건은 모델에 넣지 않고 먼저 묶습니다. 다만 번호가 같아도 사업장과 납품처가 여럿일 수 있으므로, 거래처는 하나로 합치되 납품처는 하위 속성으로 남겨야 합니다. 번호가 비어 있거나 잘못 입력된 레코드만 추정 매칭으로 넘깁니다.
LLM을 판정 보조로 쓸 때
LLM은 "M8x25"와 "M8*25L"이 같은 규격임을 읽어 내는 데 강합니다. 그러나 후보 쌍 전체에 호출하면 비용과 시간이 감당되지 않고, 같은 쌍에 대한 답이 실행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점수가 애매한 구간에만 적용하고, 판정 결과와 근거를 저장해 재사용하며, 출력은 "동일/상이/판단 불가"로 고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람이 결정해야 하는 부분
3구간 임계값
점수를 하나의 선이 아니라 세 구간으로 나눕니다. 예를 들어 0.92 이상은 자동 병합, 0.70~0.92는 검토 대기, 그 미만은 유지로 두는 식입니다. 경계값은 표본을 직접 검수해 정해야 하며, 잘못된 병합의 비용이 큰 거래처 마스터는 자동 병합 구간을 품목보다 좁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 코드와 과거 이력
어느 코드를 남길지는 원칙이 필요합니다. 최근 거래가 있고, 거래 건수가 많으며, 필수 항목이 가장 충실한 코드를 대표로 삼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과거 전표의 코드는 덮어쓰지 않고, 구 코드 → 대표 코드 매핑 테이블을 두어 조회·집계 시점에 변환하는 편이 감사 대응에 유리합니다.
되돌리기와 이력 보존
병합은 틀릴 수 있습니다. 구 코드는 삭제하지 않고 사용 중지 상태로 두며, 누가 언제 어떤 근거로 병합했는지 남겨 건 단위로 되돌릴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더러워지지 않게 하는 운영
한 번의 정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등록 경로를 그대로 두면 중복은 다시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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